가지 둘_책

20210115_농부의 인문학_서정홍

j_one0613 2021. 3. 2. 20:20

농부의 인문학

 

- 우리교육

- 서정홍 지음 / 치달 그림

- 2021.1.15

 

p.49 : 땀 흘리며 일을 하면 혈액순환이 잘되어 머리가 맑아지고, 소화가 잘되어 온몸이 튼튼해지고, 하찮은 잡념이 사라져 마음은 저절로 깨끗해지고, 바른 생각이 샘물처럼 솟아납니다.

 

p.63 :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스스로어지러운 마음을 내려놓고 쉬는 것을 휴식休息이라 합니다. 농부는 일한 뒤에 오는 휴식이 얼마나 편안한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입니다.

 

p.65 : 그럴 때는 차를 마시며 서로 얼굴 마주 보고 가족회의를 합니다. 아내가 하는 말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끝날 때까지 끼어들지 않고 가만히 듣습니다. 내 생각과 다를 때는 누구랑 견주지 않고 내 생각만 솔직하게 말합니다.

 

p.71 : 농부는 옷을 입거나 신발을 신거나 어떤 물건을 쓰더라도, 만든 사람들에게 예의를 지키려고 애씁니다.

 

p.91 : 기초 없이 건물을 세울 수 없듯이, ‘믿음이란 튼튼한 건물을 세우려면 마음을 열고 가진 것(시간, 노동, 마음, 여유, 희망...)을 서로 나누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도시 사람들은 고마운 마음으로 밥상을 차릴 것이고, 농부는 자기 식구들 입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을 것입니다.

 

p.146 : “농부는 농사짓는 일 말고 하는 일이 없나요?”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삶을 통해 사회를 안정시키고,

식량자급률을 높여 식량안보에 버팀목이 되고,

물질 중심이 된 메마른 사회를 사람과 자연 중심으로 이끌어 가면서 고향처럼 푸근한 정을 느끼게 하고, 자라나는 아이들과 함께 일하면서 참된 놀이와 문화를 만들어가고,

도시 실업률과 환경오염을 줄이고,

먹을거리와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지역마다 알맞은 토종씨앗을 보존하여 주권을 지켜나가고,

생물의 다양성을 연구하여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데 이바지하고,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전통을 이어가고,

무엇보다 사람들을 먹고 살 수 있도록 하고...”

 

p.172 : 농부들의 기도

오늘도 해와 별과 달이 제자리에 있기를,

마을 뒷산에 오래된 나무들이 그대로 있기를,

새들이 숲에서 기쁘게 노래 부르기를,

무더운 한낮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기를,

개울물이 쉬지 않고 졸졸 흘러가기를,

생명을 살리는 흙이 독한 농약과 화학 비료에 병들지 않기를,

비가 내려 들녘에 연둣빛 새싹이 돋고 고운 꽃이 피기를,

나무마다 건강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나라마다 제 땅에 맞는 토종 씨앗을 보존할 수 있기를,

사람들이 스승인 자연을 언제까지나 섬길 수 있기를,

그리하여 자연과 사람을 죽이는 탐욕과 전쟁이 사라지고

서로 가진 것을 나누며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