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유고집 “눈물”
- 여백
- 2015.10.03
p.53 : 에릭 클랩튼이란 가수는 영국 태생으로 이미 1960년대에 지미 핸드릭스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타 연주자로 손꼽히던 사람이었다. 젊은 나이에 얻은 인기와 명성은 그를 마약과 방종으로 타락하게 했다. 그에게 유일한 기쁨이라면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의 재롱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유일한 기쁨이었던 아들은 다섯 살 되던 해 아파트의 베란다에서 추락해서 죽고만다. 이 뜻밖의 죽음에 그는 자살 충동을 끊임없이 느끼면서도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식에 대한 애정이 절절이 배어 있는 노래를 작곡하게 된다. 이 노래가 바로 ‘천국의 눈물 tears in heaven’이라는 감미롭고 스픈 노래. 또한 그는 마약과 타락으로 물들어진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벗어나기 위해 ‘나에게 힘을 주십시오. give me strength’란 노래를 작곡했다.
p.108 : 어떻게 하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까요? 좋은 사람이 되기를 노력하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겠지.
p.124 : 돌아온 탕아. 집으로 오는 아들을 멀리서 보았다면 아버지는 언제나 어디서나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멀리서 본 아버지와 가까이에서 본 형의 차이는 기다림의 차이이며 이 차이는 결국 사랑의 차이인 것이다. 사랑은 기다림이다.
p.151 : 나는 남자이고 그대는 여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 안에서 하나이며 하느님께서 똑같이 창조하신 거룩한 사람입니다. 나는 그대가 여자이기 앞서 부활하여 하늘의 천사로 다시 태어날 거룩한 존재임을 압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p.165 : 신라시대 어느 날, 스님 조신이 장원으로 파견되어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는 태수의 딸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인에게는 이미 정해진 배필이 있었기에 그는 법당 안에서 관음 보살에게 그 여인과 함께 살게 해달라고 기도를 합니다. 그때, 감자기 낭자가 들어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저는 일찍부터 스님을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조신은 기뻐하며 여인과 함께 40년을 숨어 살아갑니다. 자녀 다섯을 두었는데 가족들은 걸인처럼 살다가 열다섯 살 된 큰아이는 굶어죽고, 두 내외는 늙고 병들어 열 살 된 딸을 앞세워 동냥질을 하여 머고 살데 됩니다. 이에 부인이 말합니다. “아름다운 모습도 풀 위의 이슬이요, 지초와 같은 사랑의 약속도 바람에 흔들리는 버들가지와 같습니다. 이제 그대는 내가 곁에 있어 더 누가 되며, 나 역시 그대 때문에 더 근심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 두 사람이 울면서 헤어지는 순간 꿈에서 깨어납니다. 그러니까 부부간의 50년의 세월이 깜빡 불당 안에서 졸았던 하룻밤의 꿈인 것을 조신은 그제야 깨달았던 것입니다.
일연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지금 모든 사람들이 속세의 즐거움만 알아 기뻐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이것은 다만 하룻밤의 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삼국유사 中 조신의 꿈 설화.
p.188 : 인간은 주님의 길을 걸을수록 유혹에 정면으로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구원의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악과 싸운다면 은총의 뜻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주님의 은총이다. -조르주 베르나노스 ‘어느 시골신부의 일기’
p.191 :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화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46세 나이에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에 벽화를 완성시킴. ‘최후의 만찬’
밀라노에서 가장 선하고 신앙심이 깊은 사람-주님의 형상
차례차례 제자들의 모습완성 하며 수년이 지남.
가장 흉악한 살인범을 불러와 유다의 모습 완성.
그 선한 사람과 살인범은 같은 사람이었다.
p.205 : 인간은 영혼의 아픔 없이는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눈물을 동반하지 않는 울음은 그저 슬픔일 것입니다.
p.210 : 결국 인간의 용서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으로부터 이미 용서받은 존재이자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발견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똑같이 비를 맞고 똑같이 햇빛을 받는 용서받는 존재임을 인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들 인간이 할 수 있는 용서의 시작인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 앞에 있어서는 이미 용서 받은 자들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용서는 ‘내가 너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이미 용서받는 너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너를 용서한다면 베드로처럼 일곱 번도 용서할 수 없겠지만 그 형제가 아미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은 존재임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수만 번이라도 너를 용서할 수 있을 것입니다.
p.241 : 이런 종교적 우화가 있습니다. 하느님이 지상에 내랴와 자신의 존재를 감추려 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쉽사리 발견할 수 없는 곳에 숨기로 하셨습니다. 하느님은 마침내 인간이 가장 발견하기 힘든 숨바꼭질의 장소를 발견하셨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마음속이었습니다. 인간은 하느님이 너무나 가까운 곳에 숨어 계심으로 해서 오히려 하느님을 보지 못합니다. 우리의 눈이 사물을 볼 수 있지만 눈 자체를 볼 수 없듯이, 하느님이 바로 내 마음 안에 계심으로 해서 우리는 하느님을 쉽사리 발견해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p.247 : 데레사 성녀. “기도해주세요. 아무쪼록 작은 모래알이 언제나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인 모든 사람의 발 아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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