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둘_책

20181205_가족의 시골(diary in house)_김선영

j_one0613 2018. 12. 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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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91

아이가 좋아하는 베이컨 시금치 볶음

마늘과 베이컨을 볶다가 데친 시금치를 넣어 살짝 볶아낸 뒤

그 위로 얇게 썬 양파를 얹어내면 끝.



 

정우에게

 

이 편지를 쓰는 엄마는, 삼십대이며 젊고, 아직 흰머리도 많지 않은, 아빠를 사랑하고, 정연이와 정우를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이야.

지금은 초겨울 바람이 분다. 우리는 고택에 살고 있어서 이렇게 바람이 부는 날에는 나무 대문, 대청마루, 흙벽에서 모두 바람 소리가 난단다.

놀라운 경험이지.

너는 잠을 자고 있어. 아주 편안해 보이는구나.

이 편지를 읽는 지금의 너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안고, 어떤 꿈을 꾸는지 궁금하다.

나는 혹시 잔소리꾼 엄마로 돌변하지는 않았는지,

지금도 주방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나이든 내 모습은 어떨까.

한손에 안을 수 있는 우리 정우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그래 모두 궁금해. 모든 순간은 지니가고 그 기억으로 우리는 성숙해진다.

좋은 기억은 닮아가려 할 것이고, 나쁜 기억은 답습하지 않으려 할 거야.

그걸로 충분해.

정우야, 너는 아빠 엄마 인생에 던져진 것이 아니라,

네 인생에 우리가 조연으로 존재한다는 걸 잊지 마렴.

아기 정우가 이렇게 한번 웃어주고, 편히 잠들고, 나를 바라보기만 해도 충분한데,

엄마가 지금 너에게 이보다 더 큰 욕심을 부리고 있다면

그건 내 잘못일거야. 이 편지를 증거로 보여주렴.

마음껏 살아가거라. 언제든 네가 원할 때면,

따뜻한 식탁을 차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너의 백일날, 엄마